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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ohol & Food

독일 맥주 순수령에 대해 (Reinheitsgebot)

뜻지에빛날윤이여 2020. 5. 22. 21:03

맥주순수령.

맥주 순 수령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맥주 하면 떠올리게 되는 독일. 맥주의 정통파 하면 독일이 딱 떠오르는데요

그렇게 되기까지의 원동력은 아마 맥주 순수령이 존재하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목에 보면 'Reinheitsgebot'라는 단어가 보일 겁니다. 

맥주순수령이라는 단어보다는 김태리가 선전한 클라우드 광고에서 Reinheitsgebot 라는

대사로 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KLOUD CF

 

독일의 맥주 순수령은 물, 홉, 보리만 이용하여 맥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19세기에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효모가 밝혀지기 전 까지는 효모라는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는

초기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1516년,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가 공표한 법으로 맥주 순수령을 제정하게 된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첫째로는

보리 맥아 외의 맥주 당원으로 이용되는 밀, 호밀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빵이 주식인 유럽 문화에서 빵을 만드는 주원료인 밀과 호밀이 맥주에 이용되면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안정을 위하여 빵 제조에 적합하지 않은 보리 맥아에 국한시키며 순수령을 반포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검증되지 않은 허브를 사용하여 그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려고 했습니다.

홉이 맥주의 주원료로 자리 잡게 되기 전 검증되지 않은 야생 허브를 이용하여 독성이 있거나

환각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홉을 이용하면 이런 부작용뿐만 아니라 맛과 향도 일품이며 

방부제 역할도 하여 오래 보관도 가능했고 안정성에서 검증이 되었기 때문에 홉을 이용하여

맥주 만들기를 장려한 정책이었습니다. 

 

질 나쁜 맥주를 판매한 양조사는 교수형에 쳐해 지거나, 몸이 묶인 채 강에 익사시키는 형벌이 가해졌습니다.

 

 

맥주 순수령이 빌헬름의 권역인 바이에른 주에만 적용되었기 때문에, 독일 전역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습니다. 순수령이 반포되고 300년 이상 가까이 바이에른주 일대에만 영향을 끼쳤으며, 북서부

독일이나 베를린 중심으로 성장한 북동부 지역에는 무관했던 정책이었습니다.

 

독일 맥주 순수령이 독일 전역으로 적용된 때는 비스마르크의 프로이센에 의해 독일이 통일된

1871년 이후였습니다. 

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로이센이 승리하자 남독일 연맹의 국가들이 통일 독일에 관여했습니다.

가담하는 조건에는 북독일 맥주에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맥주 순수령을 

독일 전역에 적용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북독일의 양조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일 독일 연방 정부는 이를 적용시켰습니다.

 

그 이후에 독일 양조사들에게는 불가침 영역으로 순수령이 깊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며, 다른 대륙의 나라들에게 본보기가 되며 독일에 유학 온 양조사들에게 

율법과 같이 여겨지게 됩니다. 

 

요즘의 맥주시장을 점령한 원가절감을 위해 옥수수, 쌀, 전분을 이용한 대기업 맥주들과 달리

맥주의 주원료만 이용하여 만든 독일 맥주는 그들의 정체성과 아직까지도 정통파 맥주를 

만드는 독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모든 독일 맥주 스타일이 이 순수령을 고수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일 유학을 다녀오신 분들 혹은 독일양조사들은 조금은 보수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지 않고, 주변 유럽 국가에서

크래프트 시장이 점차 확장되는 거와 달리 독일은 여전히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몇 년 전, 독일에서 크래프트 비어가 수입되는 걸 보고 

크게 놀랬습니다만, 맛은 미국이나 주변 유럽 국가들보다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맥주 순수령이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에는 제한을 두는 법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계속적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머리를 망치로 때리듯, 엄청난 맥주가 나올 거 같습니다. 

독일에서도 새로운 걸 받아들이면 좋겠긴 하지만, 결국 최고의 튜닝은 순정이라고

클래식하며 오랫동안 고수해온 독일의 여러 스타일 맥주들이 너무 좋아지게 되더라고요.

 

고집이 세고 보수적이라고도 보지만, 그 신념을 지키며 최고의 자리에 서있는 독일이

대단하다고도 느껴집니다. 

오늘은 맥주 순수령 German Beer Purity Law , Reinheitsgebot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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